사연: 영국 & 프랑스 디자인 유학 고민

아트 & 디자인 유학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이 제 블로그를 방문하고 나서 이메일로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최근에 영국 그래픽 디자인 유학을 준비하다가 경제적인 문제로 프랑스 유학으로 계획을 바꾼 학생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간절히 원했던 영국 유학과 다르게 차선으로 선택한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다 보니 슬럼프에 빠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메일을 받고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서 답변을 해드렸는데, 그때 보냈던 내용을 약간 수정해서 아래에 소개합니다.

*   *   *

자신이 노력을 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안되는 부분이 있어요.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부모님께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 환경적인 요인을 봤을 때 프랑스 유학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국 유학은 비용이 정말 많이 들어요. 비싼 학비, 시간이 갈수록 치솟는 런던 집세. 런던에서 공부하려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수밖에 없는데 교통비도 만만치 않아요. 프랑스는 학비와 생활비가 런던에 비해서 많이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프랑스의 아트&디자인 교육도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아실거에요. 제가 파리로 여행을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은 환경(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물, 디자인 뮤지엄, 갤러리, 마켓에서 판매하는 아르누보 시대의 일러스트 작품까지도) 자체가 디자인을 공부하기에 런던 못지않을 만큼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라 할지라도 영어공부를 계속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나중에 취업을 하게 되면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거나 작업을 할 때 영어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요. 아마 유학을 가시면 1년은 생활에 적응하느라고 금방 지날 거예요.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더라고 language exchange나 영어를 사용하는 모임에 꾸준히 참여해서 영어 감을 잃지 않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Erasmus Programme을 찾아보세요. EU권 학교 간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인데요 기회가 된다면 영국이나 아일랜드같이 영어권의 학교와 교환학생을 6개월 또는 1년 정도 신청해보세요. Erasmus Placement라는 프로그램도 있어요. 유럽연합에 속한 나라에서 인턴십이나 work placement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하게 되면 매달 생활비도 나오니 방학을 이용해서 활용해보세요. (반드시 재학중에 이용하세요. 인터내셔널 학생은 졸업한 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생활비를 못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또한 유학 중에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여러 가지 이벤트에 참여해보세요. 유학생들 중에 그냥 학교, 집, 학교, 집 만 하다가 졸업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언어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경우도 있고, 힘든 유학생활로 인해 우울증이 생겨서 집에만 머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그냥 게으른 경우도 많아요. 학교 게시판이나 온라인 리서치 등을 통해서 스스로 계속 찾아보고 기회를 만들어야 해요.


대략 1년 정도 지나면 유학 생활에 적응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그때  Maison & Objet 같은 디자인페어 통역도 지원해보고 volunteer로 전시 부스 설치하는 거 돕는 것도 해볼 수도 있지요. 어떤 경험이 되었던 그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점이 있으니 시도해보세요.

졸업하고 나면 닥치는 문제가 취업이에요.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로 취업비자를 쉽게 주지 않아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준비하도록 하세요. 여기에서는 인턴십 같은 work experience를 가지고 있는 게 취업할 때 너무 중요해요. 혹시 영국 취업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방학 동안 런던에 잠시 와서 인턴으로 일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프랑스 내에서 인턴십 해도 좋고요. 프랑스 취업은 제가 정보가 없네요. 영어권에서 일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런던에서 경험을 쌓는 게 좋겠죠). 그래픽 디자인 인턴십을 모집하는 회사에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내고, 서류 통과하면 스카이프로 인터뷰하다는 곳도 있을 거예요. 영어 연습, 미리 런던 생활 적응, 인턴십 경험, 관광, 네트워킹까지 한 번에 한다고 생각하고 런던으로 와서 짧은 기간 동안 생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학교 내에 있는 취업 센터에서 열리는 이력서 워크숍을 참여하면 이력서 쓰는데 많은 도움받으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웹사이트(e.g. Cargo, Behance)를 만들어서 회사에 지원할 때 유용하게 활용해보세요. 웹사이트에 이메일 주소, 연락처 꼭 넣으세요. (이메일 주소를 넣지 않아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 여러 번 봤어요.) 취업비자 지원해주는 회사 리스트를 뽑아서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지원하다 보면 나중에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4 comments Add yours
  1. 안녕하세요. 좋은 글이 많아서 읽던 중 우연히 제 고민에 대해서 써놓으신 포스팅을 보고 연락드립니다. 저는 현재 네덜란드에서 인테리어 디자인 유학 중인 학생입니다. 저는 학교를 졸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졸업 후에 꼭 해외에서 취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대기업이나 일반 디자인 스튜디오를 많이 알아야 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 또는 잡지나 매체에 소개가 되었던 디자이너들 밖에 모르겠습니다. 이런 정보를 어디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취업비자 지원해주는 회사 리스트를 뽑아서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지원하라고 하셨는데 이런건 어디서 찾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꼭 해외에서 취업을 해서 근무경험을 쌓고 싶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작도 안했는데(아직 1학년 시작도 안한 학생입니다..) 제가 여태까지 했던 작업들이 있으니까 그것들을 믿고 회사에 컨택을 한 적이 있습니다(두 곳 정도 메일을 보냈었습니다. 물론 답장은 안왔습니다.)
    저는 이런 제 열정과 적극성을 좋게 평가합니다. 근데 이런 적극성과 열정을 가지고 좀 더 전략적으로 계획을 짜고 차근차근 잘 준비해서 꼭 인턴경험을 먼저 쌓고 싶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1. (*이메일로 답변해드렸지만 이 포스트에 접속하시는 분이 많아서 그때 보냈던 이메일을 붙여넣기 합니다.)

      안녕하세요.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적극적으로 도전하려는 마음과 열정이 보기 좋습니다. 🙂
      네덜란드는 제가 정보가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영국에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https://www.indeed.com/
      https://www.dezeenjobs.com/
      http://ifyoucouldjobs.com/

      비자를 주는 회사 리스트는 아쉽게도 저도 모릅니다. 저는 패션과 마케팅, 예술(큐레이팅) 분야 쪽으로 지원했었는데 비자를 서포트해주는 곳은 찾지 못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계속해서 비자법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 비자 받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영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영국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다시 영국으로 와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비자를 서포트해주는 분야는 컨설팅, IT, 엔지니어링 쪽입니다. 간혹 비자를 지원해주는 디자인 회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하게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학기가 시작하면 담당 교수 또는 학교 취업 게시판 등에서 인턴십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추가
      영국에서 비자 스폰서해주는 회사 리스트: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register-of-licensed-sponsors-workers

    2. 네덜란드 유학중이시라고 해서 궁금한게 있어서 답변남겨요~저도 디자인으로 지금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위에 글처럼 처음엔 영국으로 계획을 했다가 학비문제가 가장 커서 프랑스를 계획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영어권으로 가고싶은 마음이 커서 네덜란드도 영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생활하다보면 영어만으로는 어렵다고해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취업을 생각하고 또 네덜란드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현재 네덜란드 유학중이시라면 현지에서 영어만으로 불편하시진 않은지 또 유학생활에 만족하시는지 여쭤봅니다..^^

      1. 저의 유튜브 비디오에 질문 남기신 분과 같은 분이신거 같은데.. 유튜브에 남긴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을 그대로 여기에 올립니다. (https://youtu.be/8-Lo7Prdot4)

        아직 정확하게 어떤 디자인을 하고싶은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어찌보면 그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하고 더 좋아한다는 걸 알기 위해서는 사실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알기 힘듭니다. 저도 그랬구요. (참고: 저는 패션 마케팅을 공부하고 졸업한지 이미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졸업 이후에는 큐레이팅으로 석사를 했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자신이 가장 즐기면서 잘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세요. 그리고 공부하는 동안 여러가지 경험(work experience e.g. internships)을 해보면서 자신이 이런 부분이 더 맞구나, 이 분야는 나랑 아니다 등을 분별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을 추천합니다. 막상 공부해보니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엔 튜터나 학교 측과 이야기 해서 전공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이런 케이스가 주변에 실제로 있었구요. 또한 전공과 반드시 같은 분야로 진로를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저와 공부했던 친구들 중에 패션 마케팅을 공부했지만 지금 NET-A-PORTER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이 친구는 학교다니는 동안 잡지, 디자인, 세일즈 쪽으로 꾸준히 일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네덜란드 유학은 제가 아는바가 없네요. 그런데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어느 나라에서 유학을 하든지 결국 자기 하기에 달려있다는 겁니다. 어느 나라가 디자인으로 유명하다고 말하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모두 디자인(교육)으로 유명합니다. 막상 유학을 시작했을때 자기의 미래(진로, 취업)를 위해서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개척하고 시도했는지 그게 더 중요합니다.

        네덜란드 쪽 정보는 현재 유학생/졸업생에게 물어보는게 좋겠죠. 구글에 영어로 네덜란드의 유명한 아트 & 디자인 스쿨 이름과 함께 Korean graduate을 쳐보세요. 그럼 한국인 졸업생들의 연락처를 찾기 어렵지 않을 겁니다. 그분들에게 조언을 구해보세요. 보통 그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경험 때문에 친절하게 답해드릴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최근에 개설한 페북 그룹 가입을 추천합니다. 나라와 상관없이 성공적인 유학 준비 팁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니 유용하실겁니다. 영국 유학 준비생 모임 (패션/아트/디자인): http://bit.ly/2z7xY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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