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팅 컨템포러리 디자인: 영국 문화원 (British Council) 전시 기획

저는 패션마케팅을 공부한 후, 대학원에서 큐레이팅 컨템포러리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많은 분이 영국 대학교에서 하게 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궁금해하시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대학원에 다닐 당시 작업했던 British Council(영국 문화원) 순회 전시 큐레이팅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릴게요.

*아래 유튜브 비디오는 British Council 큐레이팅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입니다.


러시아에서 열릴 영국 현대 건축, 디자인, 또는 패션을 주제로 하는 소규모 전시를 기획하는 프로젝트였어요. 프로젝트는 저예산으로 제작되어야 하고 러시아의 많은 곳을 돌며 전시를 하게 되므로 비용 효율적이어야 했어요.

러시아를 선택한 이유? (Why Russia?)

제가 석사과정을 시작했을 때가 2013년이었고 2014년이 영국과 러시아 상호교류의 해였어요. 영국 문화원은 순회 전시를 통해 러시아에서 로컬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영국 현대 예술을 소개하며 현지 관람객과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게 목적이었어요.

당시 러시아 순회 전시를 기획하고 있었던 영국 문화원은 전시 기획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대학원생들과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어요. British Council 관계자들이 와서 직접 브리핑을 했는데요. 영국의 현대적이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적극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전시를 원한다고 말했어요. 국내외 예술가 간의 대화를 장려하고 서로의 문화에 대한 배움과 이해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고요.

 

Subbotnik

이제부터 저희가 만든 프로젝트 결과물을 설명해드릴게요. 프로젝트 타이틀은 ‘Subbotnik’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은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커미션 브리프(commission brief) 형태로 제작되었어요.

간단히 말해서, 저희 팀의 큐레이팅 개념은 ‘일련의 디자인 커미션을 통해 러시아에 있는 도시 공동체의 정신적인 면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먼저 러시아와 영국의 컨텍스트에 대한 설명이 우선시 되어야 할 듯해요.

러시아 컨텍스트 (Russian Context)

리서치를 통해 러시아에 사는 창조적인 사람들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도시 개발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들이 주장하길, 문제는 아이덴티티를 보존하지 않는 채 일어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질문을 던집니다:

‘What influence can we have on the city around us?’
‘우리가 사는 도시에 우린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리서치를 하면서 알게 된 관련 인용구를 보여드릴게요. Strelka Architecture Institute 디렉터는 모스크바 재개발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In order to change the physical landscape, we must start with the mental landscape, with ideas. We need a vision – that’s the thing Moscow lacks.”

“물리적인 환경을 바꾸려면, 정신적인 면, 즉 아이디어에서 먼저 시작해야만 한다. 우린 비전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모스크바가 필요한 것이다.”

Calvert 프레젠테이션에서 사람들이 말하길, 러시아 전역에 걸쳐서 물리적 공간으로의 귀환이 목격되고 있다고 해요. 예를 들면, 텅 비어있는 인더스트리얼 공간이 재생되고 있으며 팝업스토어들이 그 자리를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 팀은 도시 공동체 의식 회복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길 원했어요. 단순히 디자인 오브제를 전시하는 것보다 디자인 리서치 도구를 활용하여 지역 주민들이 도시를 직접 탐색하고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결국, 저흰 프로젝트 이름을 ‘Subbotnik’으로 정했는데요. ‘Subbotnik’은 본래 토요일에 이웃과 마당을 청소하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의미합니다. ‘Subbotnik’ 이름은 토요일을 뜻하는 ‘Subbota’에서 유래했어요. 이 콘셉트는 공동체 의식 이념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어요. 그동안 공동체 의식이 약화하였지만 현재 부활하고 있지요. 우린 이와 같은 공동체 의식 회복을 큐레이팅 콘셉트로 연장하고 싶었어요.

영감 (Inspiration)

저희 큐레이팅 제안서는 스트릿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저희에게 영감을 준 두 가지 자료를 소개해드릴게요.

Flaneur Magazine은 독일을 기반으로 한 잡지입니다. 이슈마다 하나의 스트릿을 다룹니다. 스트릿 고유의 복잡성을 문학적으로 풀어내는데요. 스트릿의 다이내믹하고 분열된 특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브리티시 디자인 스튜디오 ‘We Made That’은 도시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소통하는 프로젝트를 많이 해왔습니다. 예를 들면 그들이 기획했던 ‘LOCAL LISTINGS LIVE’는 런던 North Kensington 지역의 로컬 액티비티를 맵핑하는 프로젝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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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컨텍스트 (UK Context)

영국 문화원은 순회 전시가 영국 현대 디자인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어요. 저흰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봤어요.

‘What sort of design do we think is strong in the UK?’
‘어떤 종류의 디자인이 영국을 대표하는가?’

지난 10년간, 확장된 영역의 디자인 프랙티스(an expanded field of design practice)가 새롭게 출현했는데요. 예를 들면, 비평적 디자인, 퍼포머티브 디자인, 혁신 디자인, 경험 디자인, 사회 환경 이슈 관련 디자인, 새로운 재료를 다루는 디자인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은 확장된 디자인 프랙티스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어요. 그들은 디자이너의 역할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문제 해결책의 출발점을 확립하는 거라고 주장합니다.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사고의 범위를 확장하는 역할.)

우린 이런 유형의 디자인이 지역 공동체를 참여시키고 그들의 미래를 예측하는 접근법을 개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한 이는 러시아 도시 환경에 관한 토론의 장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게 바로 저희가 정한 큐레이팅 콘셉트입니다.

‘Through a set of design commissions, we will investigate mental landscape of Russian urban communities. We want to engage these communities through design and expand their view of the streets and community around them.’

‘일련의 디자인 커미션을 통해 러시아 도시 공동체의 정신적인 면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디자인을 통해 커뮤니티를 참여시키고 주변 스트릿과 공동체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확장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Cultural Probes

저희 커미션은 커뮤니티를 참여시키는 데 활용될 재미있는 액티비티를 디자인하는 것도 포함합니다. 디자인이 주도하는 액티비티 예시 중 하나로 ‘Cultural Probes’가 있습니다. ‘Cultural Probes’에 대해 좀 더 설명하도록 할게요.

‘Cultural Probes’는 참여자와 대화를 시작하거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데 사용됩니다. ‘Cultural Probes’는 카메라, 지도, 메모장, 펜, 엽서 등 여러 오브제로 구성된 컬렉션인데요. 엽서에는 토론을 유도하는 질문과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관적인 의견과 가치, 꿈을 찾아내는 걸 목표로 하고 보다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접근 방식의 대안으로 개발되었습니다. ‘Cultural Probes’는 Situationist International 같은 예술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어요. (Cultural Probes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1) 링크 & 2) 링크로)

Guy Debord’s surreal exploration of urban space (Situationist International)

가능한 결과물 (Potential Outcome)

프레젠테이션에서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어요. 디자이너들이 수행한 리서치 결과물들은(예: 라이팅, 이미지, 발견된 자료의 컬렉션 등) 새로운 아웃풋으로 재해석될 것입니다. 아웃풋의 구성방식은 프로젝트 파트너들과 협력해서 개발될 예정이에요. 이 포맷의 가능한 형태는 추후 개발되는 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열려 있어요. 저희가 생각하기에 결과물은 일시적인 특징을 가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 뉴스레터, 공연 투어, 리서치 자료 전시 등). 아웃풋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했던 지역의 커뮤니티를 상대로 전시될 것입니다.

지역 선택 (Description of Sites)

프로젝트가 열릴 러시아의 도시(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포함)와 스트릿을 구체적으로 정했어요. 지역 선정 기준은 ‘해당 도시가 위험에 처해있는가? 곧 개발될 지역인가? 공공 공간과 다양성을 가진 커뮤니티가 있는가?’ 였습니다.

디자이너의 역할 (Role of Designer)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은 영국 현대 디자인을 대표하게 됩니다. (마치 사회 인류학자처럼) 디자이너들은 현지 커뮤니티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사용될 연구 질문을 디자인 자료나 과제 형태로 제작하게 될 것입니다. 커뮤니티를 상대로 열릴 디자인 액티비티는 토요일 하루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선정 과정 & 제출 방법 (Selection Process & Submission Method)

저희가 기획한 프로젝트는 디자인의 사회적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확장된 디자인 영역 (an expanded field of design)에서 활동하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제안서를 받을 예정입니다.

디자이너들은 300단어의 자세한 프로포절을 제출해야 합니다. 특정 도시를 택하고 해당 지역과 관련된 디자인 리서치 자료, 지시 사항, 또는 과제를 제안서에 포함해야 합니다.

디자이너 예시 (Examples of Designers)

디자이너 선정 기준에 맞추어 저희와 함께 일할만한 디자이너를 예시로 제시했습니다.

  • Bahbak Hashemi-Nezhad: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리서치와 공공 개입을 자주 활용하는 디자이너.
  • Veronica Ranner: 디자인과 사회, 테크놀로지의 교차점을 잇는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
  • Alice Hattrick:  디자인을 주제로 글을 쓰고 오디오 작업을 주로 함.

아쉽게도 Subbotnik 프로젝트는 영국 문화원 전시로 채택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의 졸업 프로젝트인 ‘Sense of the City: London’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Sense of the City: London’ 프로젝트를 자세하게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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