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 놀이 프로젝트 – 작곡 레슨 다이어리 (1)

디제잉 레슨을 받고 있다는 건 내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디제잉 말고도 ‘작곡 놀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걸 하게 된 계기는 작년에 심히 느끼는 바가 있어서였다.

앞만 보고 일만 하며 살다 보니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야 롱런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할 무언가를 내 인생에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림, 플라워 스타일링 등등 어떤 걸 배워볼까 하다가 사운드를 가지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 말고 청각을 활용하고 싶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창작하는 걸 즐기기도 하니 작곡을 놀이처럼 배워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또한, 음악은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도 되지 않나?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나도 평소에 느끼는 감정과 아이디어를 음악과 가사로 풀어내고 싶은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사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긴 했으나 음악 이론과 관련된 지식은 완전 백지상태라고 보면 된다. 아무것도 생각 안 남… 어렸을 때 피아노를 재밌게 배운 기억이 없고 음표 보면 그냥 콩나물임.

그래도 요즘 Garage Band만 봐도 버튼 누르면 사운드가 나오고 이를 조합만 해도 멜로디가 만들어지던데 나도 부담 없이 시도해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되면 말고)

그럼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

‘작곡’하면 영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재영님! (이 분은 능력자임. 나중에 소개를 좀 더 하겠다.) 이제까지 생각은 충분히 했으니 실행에 옮길 차례였다. 재영님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며 스카이프 미팅을 해도 되는지 여쭤보니 흔쾌히 시간을 내주셨다.

미팅하면서 재영님에게 “나는 전문적으로 작곡하는 게 아니라 즐기면서 하는 일종의 놀이처럼 해보고 싶다. 이걸 깊게 들어가면 일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니 재밌게 배우는 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라고 말했다. 재영님은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재밌는 시간이 될 거 같다면서 한번 같이 해보자고 하셨다! 서울에 있는 작업실로 와서 한 달에 한두 번씩 만나서 해보자며. 😀

이리하여 재영님과 ‘작곡 놀이 프로젝트’ 시작!

재영님은 나와 만나기 전, 내가 만들고 싶으신 곡의 레퍼런스 3-5개 정도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또한, 하루에 최소 한 번 정도 생각나는 멜로디를 10초 정도라도 핸드폰으로 녹음해서 나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보라고 하셨다. 코드를 1부터 10까지 배우는 것보다는 곡의 분위기에 제일 중요한 멜로디나 가사 위주로 시작을 잡고 나머지는 차근차근 같이 해보는 식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어 서울에 있는 재영님 작업실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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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소개를 하자면 재영님은 전자음악 작곡가로 한국에서는 실용음악 전공하셨고 영국에서 일렉트로어쿠스틱 음악을 공부하셨다. 다큐멘터리 영화 및 전시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며 국제 컴퓨터음악 컨퍼런스(ICMC)에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최고상을 받은 바 있고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신 능력자! 회현역 근처에 작업실이 있고 학생들을 상대로 입시 레슨과 직장인을 위한 취미레슨도 운영하고 계신다.

재영님은 작곡가로서 능력도 뛰어나시지만 워낙 인간적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분이고 함께하면 에너지 자체가 잘 맞아서 재영님과 보내는 시간이 즐거웠다.

여하튼, 이날은 작곡 프로그램인 Logic Pro X의 전반적인 사용법과 오디오 편집에 관해 배워보기로 했다. 내가 가져온 레코딩 결과물을 보여드렸는데 엄청나게 쑥스럽더라… 필드 레코딩 (field recording)과 나레이션 위주로 녹음한 걸 갖고 갔는데 예를 들어, 문 닫는 소리, 파프리카 먹는 아삭아삭 소리 (ASMR에 가까움), 기차 타면 나오는 안내 방송 등등.

나름 틈틈이 끄적이며 시 또는 가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글도 적어놓은 게 있어서 그중에 몇 개를 골라 나레이션으로 녹음을 한 것도 있었다. 단어의 어감이라고 해야 하나 단어나 구를 말할 때 어디에 쉼표를 두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이걸 반복하게 되면 리듬이 생기는데 이런 요소를 활용했다고 보면 된다. 내가 가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질러대는 것보다 읊조리는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아트 전시 가보면 비디오 작품에 나레이션 들어간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재영님이 감각이 있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음. 이렇게 칭찬과 격려는 고래를 춤추게 한다죠. 🙂

녹음한걸 들어보니 내가 레퍼런스로 보내준 음악도 그렇고 Ambient Music 스타일로 작업물이 나올 듯하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녹음해온걸 프로젝트 파일로 정리해서 만들었고 드디어 로직 프로그램의 여러 기능을 알아가는 시간!

재영님은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며 이게 들어가면 이런 느낌이고 음과 소리를 쌓아나가면 이런 느낌이 나온다 – 이런 식으로 알려주셨는데 오오!!! 처음 배우는 내 입장에서는 별의별 이펙트가 더해져서 다양한 소리를 내니 너무 신기했다. 직접 연주하지 않아도
클릭 하나만으로 필요한 악기 소리가 나고 이게 여러개가 쌓이면서 곡이 만들어지니 너무 흥미로웠다.

그리고 재영님은 질문하면 바로바로 설명도 잘해주셨는데 역시 티칭도 하시는 분이라 조리 있게 말씀을 잘하시는 듯. (재영님이 답변하시는 걸 보며 잠시 자신을 되돌아봄. 학생이 질문을 했을 때 나는 설명을 충분히 쉽게 잘 해주었는가?)

악기 사운드를 이것저것 다 클릭해서 들어보고 실험 및 편집을 해보는 과제를 내주는 거로 첫번째 작곡 놀이 수업은 마무리! 궁금한 건 언제든지 연락을 하라고 하셨다. 귀한 시간 내주신 재영님에게 무한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재영님이 참여하고 계신 삼봉뮤직 유튜브 채널인스타그램 계정도 방문 추천합니당!

P.S. 참, 작은 꿈이지만 나중에 곡이 완성되면 공식으로 곡 등록도 해보고 뮤직비디오도 직접 제작해보고 싶다.
(이미 머릿속으로 뮤직비디오 컨셉도 생각해두었음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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