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잉 레슨 다이어리 1 & 2주 차 – 대전 디제잉 수업

디제잉 레슨 다이어리 – 1주 차

이번 2020년 계획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디제잉 배우기!

지난달에 2시간짜리 디제잉 워크숍에 참여해서 클럽 Vent 소속 디제이 크루 분들을 만나 Q&A 시간을 가졌고 Vent의 디제이 분들과 분위기를 보고 좋은 인상을 받아 4주 레슨을 받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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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해주실 디제이 분을 배정받기 전에 내가 개인적으로 틀고 싶은 장르나 그런 장르를 트는 디제이를 알려달라고 하길래  장르는 디스코, 하우스, 미니멀 등이라고 답했고 디제이로는 David August, Polo&Pan, Sofi Tukker, Purple Disco Machine, Peach, Baba Stiltz를 알려드렸다.

그리하여 앞으로 4주 동안 나를 맡아서 가르쳐주실 분은 바로 TAESCO님!
TAESCO는 DISCO, TECHNO, HOUSE를 기반으로 플레이하는 DJ로 현재 VENT 뿐만 아니라 대전의 레이빙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하여 로컬 아티스트들과 만든 R.E.C 크루에서도 활동하고 계신다. 

드디어 첫 번째 레슨 시작!

‘1주차: 디제잉 소개 및 비트매칭과 믹싱’

시작하기에 앞서 TAESCO님에게  레슨을 받는 동안 디제잉을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배우는 거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20대 초반에 아주 잠깐 디제잉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배웠던 쌤이 너무 별로여서 흥미가 완전히 떨어진 적이 있었다 ㅠㅠ 내가 못한다고 짜증 내고 혼냈던 쌤…)

나 같은 경우, 혼자 오랫동안 컴터로 많은 책과 페이퍼, 자료를 읽고 강의 준비를 해야 하는 직업인지라 (시각과 브레인을 많이 써야 하는…) 다른 감각 특히 청각을 활용해서 재밌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갖고 싶었다. 그중에 하나가 항상 관심이 많았던 디제잉이었구. 스트레스 해소하려고 비용을 지불하며 배우는 건데 이걸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됨!

TAESCO님은 내가 하는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해주셨고 자기는 학생에게 무언가 큰걸 바라는 게 아니라 한 달 레슨을 받고 나면 디제잉 기계를 가지고 혼자 놀 수 있는 정도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하셨다. 내가 바라는 바와 정확하게 맞아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서로 원하는 수업 방식과 목표(?)를 이해하고 레슨 시작!

첫 시간인지라 이론 수업이 들어가 있었고 남은 시간에는 데크와 믹서를 보고 만져보며 구성 요소와 음악을 틀고 작업하는 과정을 알아갔다. 2, 3, 4주 차에는 직접 기계를 만져보고 작업하는 시간으로만 이루어질 거라고 하셨다. 내가 지금 디제잉 기계를 갖고 있지 않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방문해서 연습할 기회도 주신다고 하셨다. (감사해용 :D)

레슨을 받으며 좋았던 점은 내가 몰랐던 디제이와 참고할만한 자료들을 알게되는 것. 유튜브 채널 중에 DJ sounds라고 있는데 여기에서 공연하는 디제이가 데크와 믹서로 작업하는 장면을 확대 촬영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디제잉 공부할 때 참고하기에 좋다고 하셨다. 이번에 소개해주신 디제이 중, J.E.B라는 분이 재밌는 작업을 많이 하는 듯했다. (매쉬업 사례 설명할때 알려주심. 예: Fitz And The Tantrums vs Song Hae – 전국 Handclap 자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예: mashup) 여러 영상과 곡을 들려주시며 쉽게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하기가 쉬웠다. 특히 나같이 듣고 금방 잊어버리는 유형에게 반복 설명은 진짜 중요ㅠㅠ 그래서 수업 끝날 때쯤, 쌤이 성가시지 않은 선에서  언제든지 반복설명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즐겁게 듣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났고 마지막으로 rekord box에서 음악 분석을 해오라는 과제를 주시며 첫 번째 레슨이 만족스럽게 마무리되었다.

두 번째 레슨도 기대 중!

* * *

디제잉 레슨 다이어리 – 2주 차

두 번째 레슨을 받기 전, 나름 지난 시간에 배웠던 걸 혼자 복습하고 아직 초보인 나에게 생소한 부분과 궁금했던 질문을 정리했다. 과제로 내준 32비트 세는 연습도 하고 Pioneer의 디제잉 프로그램 Rekordbox을 활용해서 음원 분석도 했다. 내가 하는 질문은 사실 기본적이고 당연한 내용인데 TAESCO님이 정성껏 답해주셨다.

Q&A 시간을 가지고 나서 드디어 두 번째 레슨 ‘곡의 구성과 분석 & 믹싱’ 수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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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론 설명을 듣고 실전 연습을 해보기로 했는데 막상 기계 앞으로 가니 긴장이 되었다. 어느 부분이 무슨 기능을 하는 건 머리로는 대충 이해는 했으나 아직도 뭐가 뭔지 헷갈림… Cue 버튼은 아직도 생소하고. 혼자 복습할 때 염려가 되었던 건 비트매칭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이걸 내 손과 몸으로 익히는 게 어렵다는 거 – 그게 문제였다!

나도 사람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겪게 되는 여러 심리적인 요소를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이 기본적인 개념을 배우고 이해한 걸 실전에 적용해보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와 실수를 하게 되는데 이 단계에서 학생들은 ‘나는 왜 이리 못하는가’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가르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생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여기고 포기하지 않고 반복해서 훈련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수월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건 디제잉을 배우고 있는 나에게도 적용된다.

그래서 레슨을 가기 전부터 TAESCO님이 완전 쌩초보인 날 나머지 공부를 시켜서라도 제대로 비트매칭을 익히도록 도와주길 바랐었다. 근데 역시나… 이번 레슨에서 나 감동받음ㅠㅠ

타이밍 들어가는 법과 볼륨 페이더를 활용해서 이전 곡에서 다음 곡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걸 계속 반복해서
연습을 시키셨는데 레슨을 받으면서 TAESCO님이 내가 최소한 감은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훈련시키고 넘어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이 학생을 제대로 가르쳐보겠다고 작정하신 느낌?) 사실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바!

2시간 레슨 끝나고 나서도 내 옆에 계속 있으면서 내가 하는 걸 관찰하고 코칭해주시며 반복 훈련해주는 부분이 넘 좋았다. 저번에 레슨 이외에 연습할 시간을 주신다고 하셨는데 사실 내가 초보라서 혼자 연습할 시간을 주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듯이 기계 앞으로 가니 긴장이 되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이다. 쌤이 “한번 해보세요.”라고 했을 때 갑자기 내 머리는 블랭크가 되어 무얼 해야 할지 잊어버렸고 “잘 모르겠어요…” 라고 말했다. 쌤이 웃으면서 친절하게 다시 설명해주셨고 이게 한번이 아니라 계속 반복되었다. ><

내가 하다 하다 자괴감이 들어서 “전 왜 이리 박자를 못 맞추는 걸까요…”라고 말하자 “괜찮아요.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이렇게 말해주셔서 고마웠다.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끈기있게 반복해서 알려주는 게 내가 원하던 레슨 스타일이라 만족스러웠음! 다음 레슨은 EQ믹싱과 매쉬업 실습인데 실전 연습 위주로 할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사실 좋았다. 이렇게 반복 훈련하면서 제대로 배울 수만 있다면야. 그게 내가 원하던 거다.

P.S. 참, 난 한국 클럽과 디제이는 잘 모르는데 쉬는 시간을 이용해 여기에 관해 알려주시니 그것도 레슨의 재미였음. 한국 디제이 중 디디한(Didi Han)이라는 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꽤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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