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내가 느끼는 변화

드디어 한국 나이로 30대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살아온 인생을 10년 단위로 나누어 당시에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무슨 생각과 감정을 가졌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20대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를 비교했을 때 몇 가지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정리해서 아래에 적어본다.

1. 불편한 과거의 기억들과 대면할 수 있는 여유

불편한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하는 행위를 할 때면 그 과거와 내가 서로 마주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전에는 그 기억들을 떠올리는 걸 의식적으로 피하려고만 했었다. 왜냐하면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몇 가지 사건들은 매우 껄끄럽고 기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30대가 된 나는 과거의 기억들과 대면하는 게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부터 ‘그런 인간은 만나는 게 아니었어’라는 식의 후회까지 껄끄러운 기억들이지만 그런 일들이 모여 현재의 나를 있게 했기에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어루만져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큰 발전이다!) 과거의 기억들을 여유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30대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2. 혼자하는 여행은 이제 그만

언제부턴가 혼자 공항에 가서 체크인하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일이 너무 외롭게 느껴졌다. 20대에는 혼자 하는 여행이 나와 완벽하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오히려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 성가시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계속 상대방을 신경 써야 하고, 의견이 맞지 않으면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고 이런 모든 것이 불필요한 감정 소모라는 생각에 혼자 하는 여행이 최고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언어도 다르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혼자 이방인으로 여행을 한다는 게 한없이 즐겁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이제는 친구 또는 사랑하는 이와 이국적인 길거리를 거닐며 시시덕거리고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 맛과 분위기가 어떤지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 소소한 순간을 누군가와 함께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홀로 하는 여행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다수를 차지한다.

3. 편안한 집이 좋아

20대 초반에는 클럽에서 음악을 온몸으로 느끼며 춤추게 너무 좋았고 금요일 밤은 무조건 밖에 나가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변함없었다. 클럽에서 꼬박 밤새워 놀고 난 후 새벽 5시에 홍대 지하철역에서 첫차를 타고 집에 가곤 했었다. 그 정도로 열정과 활력이 넘쳤고 당시에는 그게 너무 재미있었다.

지금은 신기하게도 예전과 달리 밤에 나가 노는 게 그리 재미있지 않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집에서 저녁을 먹은 뒤 와인을 마시며 영화 보는 게 몸과 마음이 (정말이지) 편하다.

혹시나 나중에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놀러 다니지 않은 걸 후회할까 봐 억지로 한 번씩 약속을 만들어서 나가려고는 한다. 얼마 전, 런던의 한 유명한 클럽에 VIP 이용권을 끊어서 갔다 오기도 했다. 하지만 밤 10시에 기차를 타고 런던 시내로 가는 동안 몸은 이미 피곤하다고 신호를 보냈고 결국 기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날 밤 클럽에서 두시간 정도 놀고 집으로 왔는데 (두시간 이상은 힘들더라) 침대에 눕자마자 난 침대와 한 몸이 되었다. 내가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온 느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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